기사입력시간 21.09.30 06:30최종 업데이트 21.09.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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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의 시간...대상∙방법 놓고 깊어지는 고민

10월부터 고령층 대상 부스터샷엔 이견 없지만 의료종사자∙일반국민 접종엔 근거부족 논란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백신 물량 부족을 걱정하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우리나라도 부스터샷 접종 시작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부스터샷을 누구에게 어떻게 접종할 것인지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공개한 4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10월부터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된다. 그 이후에는 60세 미만 일반국민들에 대한 접종 세부계획도 검토된다.

고령층 대상 부스터샷, 이스라엘 대규모 접종에서도 효능 입증

30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에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타 연령대에 비해 부스터샷 접종에 따른 이익이 위험보다 크기 때문이다.

고령층은 코로나19 감염시 중증 및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높은 데다, 델타변이 확산 및 1∙2차 접종완료 후 시간 경과 등으로 백신효과가 이전보다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요양병원에서 돌파감염으로 인한 대규모 감염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고령층 대상 부스터샷의 효과를 보여주는 데이터들도 쌓여가고 있다. 지난 15일 뉴잉글랜드저널오므메디신(NEJM)에는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60세 이상 고령층 대상 부스터샷 접종과 관련한 논문(Protection of BNT162b2 Vaccine Booster against Covid-19 in Israel)이 게재됐다.

최소 5개월 전 접종을 완료했던 113만여명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부스터샷 접종군이 미접종군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는 11.3배, 중증화 예방률은 19.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rotection of BNT162b2 Vaccine Booster against Covid-19 in Israel. NEJM.

부스터샷 접종 범위 놓고 미국서 ‘진통’...이스라엘은 12세 이상도 접종 가능

문제는 의료기관 종사자를 포함한 60세 미만의 일반 국민들도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는지에 있다. 아직 충분한 근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미국에서도 부스터샷 접종 허용 범위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16세 이상의 모든 접종완료자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심지어는 FDA와 CDC 자문단의 의견도 갈렸다.

FD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65세 이상 고령층 ▲18~64세 중증 코로나19 고위험군 ▲18~64세로 직업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 한해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했다. 반면 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65세 이상 고령자 ▲장기요양시설 거주자 ▲기저질환이 있는 50~64세에 대해서만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했다. FDA와 달리 직업상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높은 이들은 부스터샷 접종 대상서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CDC는 자문위의 권고와 달리 의료기관 종사자, 교사 등 직업상 코로나19 감염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부스터샷 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CDC가 자문위의 권고와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앞서 FDA와 WHO의 일부 학자들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기고한 글(Considerations in boosting COVID-19 vaccine immune responses)을 통해 “광범위한 부스터샷은 확실한 근거가 만들어진 후에 이뤄져야 한다”며 현시점에서 일반인 대상 부스터샷 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여분의 백신을 부스터샷에 사용하는 것 보다 미접종자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단 점도 부스터샷 반대 이유로 들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달리 공격적인 부스터샷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부터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데 이어 8월말부터는 12세 이상으로 부스터샷 허용 범위를 대폭 넓혔다.

국내 전문가들 의견 분분...국내선 AZ 접종자도 부스터샷 '교차접종' 차이도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은 “아직 충분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들 대상 부스터샷 접종은 말이 안 된다”며 “위험과 이익에 대한 계산없이 이뤄진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염호기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장은 “크게 문제 없을 것이라 보지만 부스터샷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한 데이터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여력이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는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이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코로나19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은 명백한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1, 2차 접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부스터샷으로 mRNA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와 달리 부스터샷을 동일 mRNA 백신으로 접종한다.

마 부회장은 “(부스터샷 교차접종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보장이 없다”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 교수는 “mRNA 백신은 접종 회차가 늘어날 수록 심근염 이상반응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교차접종을 통한 부스터샷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그간 교차접종이 동일 백신 접종에 비해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우세했다"며 "부스터샷 접종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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