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단일 국가 임상이 약 61%로 북미의 2배…미국보다 모집율 높고 모집기간은 더 짧아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150개 이상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단계에서 개발 중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그 핵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노보텍(Novotech)이 최근 ADC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상시험 수는 2019년 39건에서 2023년 193건으로 크게 늘었고, 아태지역이 이러한 임상시험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역별 ADC 임상시험 추세를 분석한 결과 아태지역이 연평균 성장률 42.7%로 임상시험 건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북미는 25.2%로 꾸준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은 13.6%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5년간 점유율을 보면 아태 지역에서 전체 임상시험의 약 39%가 진행되고 있고, 북미 지역이 약 31%, 유럽이 18%를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00건 이상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270건 이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스페인, 호주, 한국, 프랑스, 캐나다도 각각 100건 이상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주요 국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글로벌 ADC 임상시험을 단계별로 보면 2상 임상시험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1상과 3상이 각각 27%와 22%였다. 지역별로는 아태지역이 모든 단계에 걸쳐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고, 특히 2상 임상시험에서 두드러졌다.
아태지역에서는 단일 국가 임상시험이 약 61%를 차지해 북미(31%)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비율을 보였다.
보고서는 "아태지역에서 단일 국가 ADC 임상시험이 더 많은 이유는 임상시험에 적합한 독특한 인구가 있는 지역 내 유전적 및 역학적 다양성 때문일 수 있으며, 이는 종양학과 같은 분야에서 특히 중요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아태지역은 새로운 치료법과 치료제에 대한 지역 내 수요에 힘입어 단일 국가 임상시험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후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단일 국가 ADC 임상시험에서 아태지역의 모집율은 0.47로 미국 0.25에 비해 더 높았다. 또한 아태지역에서의 등록 기간은 14.93개월로 미국 17.93개월에 비해 더 짧은 기간에 등록을 마쳤다.
보고서는 "이는 사용 가능한 환자 풀이 더 넓고 임상시험에 대한 경쟁이 적어 환자 모집 절차가 더 빨라졌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임상시험 의뢰자는 신속한 규제 절차, 높은 환자 참여도 등 아태지역의 이점을 활용해 모집 일정과 전반적인 임상시험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논문과 특허 분야에서는 미국이 가장 앞서고 있으며, 중국, 일본, 영국, 독일, 한국이 그 뒤를 잇는다. 미국의 연구 성과는 학술지에서는 중국의 약 3배, 특허에서는 2.7배에 달한다.
특허 분야에서는 기업이 학계보다 앞섰는데, 가장 선두에는 로슈그룹 제넨텍(Genentech),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 리제네론(Regeneron), 시애틀 제네틱스(Seattle Genetics)가 있다. 이뮤노메딕스는 2020년 길리어드(Gilead Sciences)가 210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시애틀 제네틱스는 시젠(Seagen)으로 2023년 화이자(Pfizer)가 4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적응증으로는 유방암과 림프종이 ADC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암 이외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ADC가 없고 임상시험의 97%가 종양학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자가면역과 염증, 감염성 질환을 중심으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340개 이상 기업이 ADC 개발 및 적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ADC 분야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기업인 로슈(Roche)는 승인 의약품으로 캐싸일라(Kadcyla), 폴리비(Polivy)가 있고, 추가 ADC 후보물질에도 투자하고 있다. 응용 분야의 다양성에서는 애브비(AbbVie)가 가장 앞서며, 다케다(Takeda)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에서 200개 이상 ADC를 개발하고 있어 암 표적 치료의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와 소규모 바이오텍의 관심은 특히 환자 수가 많고 신약 개발이 활발한 유방암과 폐암 분야에서 AD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엔허투(Enhertu) 적응증을 확대하려는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노력은 업계 혁신과 확장 역량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시젠, 다이이찌산쿄, ADC 테라퓨틱스, 애브비 등 기업이 신약 승인 또는 기존 치료제의 적응증 확대를 기대하며 ADC 임상시험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ADC 분야는 기존의 치료 전략에서 벗어나 암은 물론 자가면역, 심혈관 질환, 당뇨병, 감염 치료에도 잠재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ADC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역할은 표적 치료 및 신약 개발의 혁명적 시기를 가리킨다"고 덧붙였다.
ADC는 3세대에 걸쳐 개발됐지만 여전히 부작용과 약물 내성 등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페이로드가 설계되고 있고, 각각 다른 표적을 가진 여러 개의 페이로드를 단일 항체에 통합해 보다 복잡한 페이로드를 사용하는 ADC도 연구되고 있다.
보고서는 "다이이찌산쿄와 로슈가 각각 출시한 엔허투와 캐싸일라는 2023년 25억 달러와 20억 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ADC의 상업적 성공은 분야의 수많은 비즈니스 거래에서 강조된 효과적인 암 치료제로서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현재 승인 검토 중인 20개에 달하는 유망한 후기 단계 후보물질은 이 치료 방식의 잠재력을 더욱 입증해준다. 또한 새로운 참여자들이 ADC 개발에 합류하면서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이 강화돼 암 치료를 위한 다양하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ADC 옵션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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