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바이오의약품 및 첨단의약품 비중 높고 추가 적응증 확장 통한 시장 확대 추세
5월 23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 날로 중요해지는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
메디게이트뉴스는 5월 23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시작으로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대를 위한 연중 기획을 이어갑니다. 희귀질환자들은 늘어나지만 사회적 관심 부족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매달 질환별로 질환의 특징과 진단·치료 방법을 상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희귀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들을 위한 질환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일선 의사들에게도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에 많은 관심과 제보 바랍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희귀의약품은 낮은 유병률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그동안 기업들의 관심이 저조했다. 전세계적으로 7000건 이상이 희귀질환으로 등록돼 있지만 약 95%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국가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최근 희귀의약품 지정 및 승인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블록버스터 제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빅파마들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 Company)의 샤이어(Shire) 인수 등 희귀의약품이 글로벌 시장 빅딜을 주도했고, 글로벌 M&A 대부분이 희귀의약품에 주력하는 회사들 위주로 진행됐다.
세금혜택과 재정지원, 시장독점권, 허가 절차 상의 인센티브 등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전체 시장 규모는 처방의약품 시장성장률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바이오인터스트리 143호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2018년 1343억 달러(약 158조 원)이며, 연평균 9%로 성장해 2024년 2230억 달러(약 262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 자료를 보면, 희귀의약품 허가 건수는 미국에서 2004년 132건에서 2018년 33건으로 증가했고, 유럽에서는 같은 시기 73건에서 126건으로 증가했다.
또한 매년 250개의 새로운 희귀질환이 의학저널에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질환별 환자 수는 적으나 전체 희귀질환 환자 수는 약 3억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환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희귀질환 환자는 2002년 2589명에서 2010년 31만 4681명, 2016년 52만 970명으로 증가했는데, 의학 및 유전자 검사기술 등의 발달로 드러나지 않았던 환자들이 진단을 받게 되면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이 지난해 6월 발행한 보건산업브리프 283호에서는 2024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매출 실적은 세엘진(Celgene)이 1위, 존슨앤드존슨(J&J)과 노바티스(Novartis)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처방상위 5위 안에 드는 기업들의 예상 매출액은 134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이며, 2024년 글로벌 희귀의약품 매출의 약 60% 이상이 상위 10개 업체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제품별로는 전체적으로 글로벌 상위 10개 제품이 2024년 희귀의약품 시장의 매출의 약 25%를 차지할 것이며, PD-1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가 전체 희귀의약품 시장의 약 10%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매출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키트루다(127억 달러)이며, 이어 레블리미브(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가 11억 9000만 달러로 예상 매출 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질환별로 봤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는 항암제다. 보건산업브리프에서는 암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고, 질병 발병 기전과 증상이 고도로 세분화돼있어 환자 수가 적은 틈새 적응증이 많기 때문으로 봤다.
희귀 암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 시장은 2018년 587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43.7%를 차지했고, 2024년 997억 달러로 성장, 시장 점유율은 44.7%까지 확대되는 등 머지않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희귀의약품 연구 개발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볼 점은 바이오의약품과 첨단의약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희귀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비중을 보면, 1980년대 23%에서 1990년대 31%, 2000년대 34%, 2010년대(2010~2016년) 42%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0년대 같은 기간 FDA에서 승인받은 신약 중 22%가 바이오의약품인 것을 고려했을 때 희귀의약품 개발에서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센터워치(CenterWatch)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한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임상시험 중인 첨단바이오약품 파이프라인 중 33%가 희귀의약품으로 개발되고 있어, 임상시험 중인 합성의약품 중 약 25%가 희귀의약품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보건산업브리프에서는 희귀의약품 개발 이후 추가적인 적응증 확장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것이 의약품 개발의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1983년부터 2016년까지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최초 승인된 의약품의 약 26%가 승인받은 희귀 적응증 이외의 다른 희귀 적응증이나 비희귀 적응증의 치료제로 추가 판매승인을 받았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머크(Merck)의 얼비툭스(Erbitux, 성분명 세툭시맙)는 비희귀질환인 대장암 치료제로 2004년 처음 판매 승인을 받은 뒤 2006년 희귀암인 두경부편평세포암 치료제로 추가 판매 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2016년까지 승인된 희귀의약품 중 약 12%가 비희귀질환에서 희귀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했다.
다만 보건산업브리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희귀의약품 장려 정책의 근본 취지를 오용하는 것이라는 FDA 내외의 의견이 개진되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한 규제 기관의 정책 방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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