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환자들도 찾아 추모…SNS에는 주 교수에 감사 표하는 환자·보호자 사연 줄이어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故 주석중 교수(61)가 지난 16일 불의의 사고로 운명한 소식이 전해지며 생전 그로부터 신세를 입었던 환자와 보호자들의 슬픔도 커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주 교수의 빈소에는 그를 기억하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방문해 그를 애도했고, SNS에는 생전 주 교수를 기억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사연이 연일 올라오며 추모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주 교수가 수술을 담당한 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환자를 최우선으로 여기던던 주 교수를 '참의사'로 기억하고 있었다.
친정 엄마가 주 교수로부터 심장 인공판막 수술을 받았다는 A씨는 "신장 인공판막을 바꾸는 세 번의 수술 중 두 번의 수술을 맡아주셨던 주석중 교수님의 교통사고 사망소식에 눈물 나고 가슴이 매어진다. 환자의 고통을 내 아픔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셨던 교수님,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사셨을까. 부디 편하시길. 감사합니다"라고 SNS에 글을 올렸다.
주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았다는 환자 B씨는 "수술 후 8년이 지난 지금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주석중 교수님께서 수술을 예술처럼 잘 해주셨기 때문이다. 2차 수술 후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저를 보면서 너무 완벽하게 잘 됐다면서 '모든 필요한 자료 다 보여드려!'라고 말씀하시고 씩씩하게 걸어 가셨던 모습이 아직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B씨는 "교수님은 1차 수술 후 2차 수술을 두려워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많은 격려와 힘을 주셨다. 그때 당시 모든 흉부외과 수술 후 일주일 내 퇴원하도록 했는데 컨디션도 좋지 않고 집도 부산으로 먼 나를 위해 주석중 교수님께서 2차수술까지 편안하게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완벽하게 완치 후 퇴원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 다른 환자 C씨는 "11월에 수술 날짜를 잡기로 하고 불안해 하는 내게 수술 잘 해 줄테니 걱정말라며 큰 소리로 안심시키고 응원해 주시던 분 이셨다”라며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어 감사하다"라고 애도했다.
남편이 주 교수에게 수술을 받았다는 D씨는 “3년 전 너무도 건강했던 남편이 갑자기 심장판막 수술을 받았다. 아침 8시도 채 안돼 수술실에 들어가서는 저녁 7시가 돼 서야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남편을 볼 수 있었다"며 "남편은 마취 중이라 깨어나지 않은 상태였지만 '수술이 잘 됐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듬직한 모습의 주석중 교수님을 처음 뵀던 기억이 매우 감사했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D씨는 "평소 건강한 덕에 남편은 다른 이들보다 빨리 회복하긴 했지만 수술하시는 선생님은 매번 그 긴 시간 얼마나 긴장되고 힘들었을까. 선생님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이라며 "지금도 3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는 중이고 선생님을 남편의 평생 주치의라고 생각했다. 남편이 완전히 다시 건강해진 모습에 정말 감사했는데 이렇게 황망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뜨시다니..."라고 슬퍼했다.
직접 주 교수의 빈소를 찾았다는 D씨는 "유족들은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함께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남편이,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다른 이들의 삶과 행복에 기여하신 분인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님께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려내셨을까? 얼마나 많은 환자 가족들과 지인에게 행복을 주신걸까?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직업인이라는 생각보다 큰 일을 경험하고 나니 '의사 선생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모든 이를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추모했다.
주 교수는 2020년 서울아산병원에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구성해 10분 거리에 거처를 두고 응급환자 수술을 위해 24시간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의 전공인 심장혈관 흉부외과는 흉부외과에서도 업무 난도가 높고 응급 수술이 잦으며,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은 분야다. 하지만 21년간 우직하게 응급질환 수술에 매진한 결과, 대동맥 박리 환자의 수술 성공률을 97.8%까지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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