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4.28 06:28최종 업데이트 21.04.2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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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세계 관심 집중…정작 국내선 자리도 잡기 전에 퇴보 중?

연세의대 장성인 교수, 정치적 이유로 최소 범위 본사업 전환…현장 목소리는 블락(block)

연세의과대학 장성인 예방의학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안착을 위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장성인 교수는 27일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현장 필요에 맞춰져 있다기 보단 행정 편의적인 발상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원전담전문의의 탄생 자체가 현장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현장의 필요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라는 문제제기다. 

장 교수는 최근 미국 입원전담전문의 저널인 'Journal of hospital medicine'을 통해 한국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소개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과정에서 제도의 필요성과 수가체계 등을 연구한 장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로 인해 환자의 안전과 치료의 질이 향상됐다. 이는 한국 의료 시스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입원전담의 모델 구축을 통해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해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제도가 타 국가들의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미국 등 입원전담전문의와 비슷한 직군이 존재하긴 하지만 정부 주도로 관련 정책이 실행되고 있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 세계적으로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관심이 많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현장 필요에 의해 국가 제도로 입원전담전문의가 도입된 케이스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며 "자생적으로 생겼고 필요에 따라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가 급여 체계 속에서 보험 수가에 따라 운영되는 모델에 대해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인 교수 연구팀이 'Journal of hospital medicine'을 통해 발표한 'Development and Evolution of Hospital Medicine in Korea'.

그러나 그는 기대 이상의 관심과 별개로 본사업 실행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용역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한 수가지원이 최소한으로 줄어 제도 확산에 어려움이 많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도 전무하다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장성인 교수는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의사파업과 의사 수 증원 등 정치적 이슈가 있었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치적 이유로 제도 지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본사업 전환이 이뤄졌다"며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추가적인 입원전담전문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바침할 수 있는 수가 지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 맞춰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에 맞춰 현장을 운용하라는 식으로 제도가 흘러가고 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선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할 수 있는 협의체도 있었는데 현재는 이마저 없어졌다. 본사업 전환 후 1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좋지 않은 방향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혜택이 일부 대형병원에만 집중되면서 환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교수는 "제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본사업 전환 이후 전담전문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제도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아쉬운 대목"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원이 필요없어도 입원전담전문의를 고용할 수 있는 대형병원과 지역 중소병원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업 전환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사업 효과를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 교수는 "현재 제도가 아직 자리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평가는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며 "평가라는 것은 현장 의료진들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로 이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없다. 현재는 평가 보단 제도를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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