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미래 병원의 모습은? 환자 없는 중환자실·자율주행 병상의 환자 이동
김영훈 전 고려대의료원 겸 의무부총장, '세계적인 미래 병원은 어떤 모습일까' 강연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미래 병원은 모니터링을 통해 의사가 직접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원격 중환자실'이 가능하고, 감염병 환자 이동 시 자율주행 배드를 이용해 감염병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 명예교수(전 고려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8일 메디게이트뉴스 주최로 열린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미래 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제언했다.
이날 김 교수는 미래 병원의 핵심은 '의료의 질' 향상이라며, 미래 병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감염 환자 관리 ▲병원 특성 ▲환자 경험 시나리오 ▲의료 신기술 도입 ▲공간 디자인의 진화 ▲최적화된 워크플로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앞으로 코로나19보다 더 강한 팬데믹이 올 수 있다. 이에 병원은 감염 예방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병원이 가장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환자 경험과 신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도 기술은 많지만 도입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이에 우리 병원은 어떤 병원인지 고려하고, 병원 특성에 맞게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환자 없는 중환자실인 '원격 중환자실(electronic ICU)'이 현실화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각각의 환자들을 관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대병원과 목포병원의 중환자실을 연계해 e-ICU를 한다면, 의료진이 직접 중환자실에 가지 않더라고 환자를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존스 홉킨스는 이를 통해 환자 사망률을 28% 줄였다"며 차별화된 의료 서비스를 위한 첨단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병원 공간 디자인의 진화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봇과 자율주행 배드가 있는 공간과 수작업하는 공간이 분리되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팬데믹 당시 이송관이 코로나19 환자 이송 과정에서 감염돼 2주간 격리돼 초토화된 적이 있다. 엘리베이터 등과 연동된 자율주행 병상을 도입하면, 환자를 몇 번 수술방 앞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법적인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지만 이를 넘으면 대한민국 미래 의료는 디지털 헬스케어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원 설계 시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한 이중분리 시스템 구축 등 공간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서는 비대면 진료, 검사, 결제, 교육 등 비대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0개의 이중 분리 시스템을 병원 설계 시부터 고려해야 한다"며 "팬데믹이 왔을 때 병원 내 가장 취약한 장소를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폐기물과 소독물을 완전 분리하는 것이다. 또 진단서를 위한 드라이브스루를 만들면, 병원에서 1시간씩 주차하고 30분 기다리는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빅데이터의 활용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스마트 거울, 스마트 변기 등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기가 다양하다. 앞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의료 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며 "모니터링 기술을 고도화해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면 미래 병원은 의료의 질에 더 충실할 수 있다. 즉 미래 병원을 구축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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