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1.03 23:48최종 업데이트 25.01.0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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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해 의사 150명 뽑는 경상국립대병원서 무슨 일이?…인력 없어 수술 일정 차질

임상·진료교수 104명·촉탁의 41명 한번에 채용 공고…정작 병원 경영악화에 업무 가중으로 교수들은 사직 중

사진=경상국립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새해부터 지역 거점 공공병원인 경상국립대병원이 휘청이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교수들의 업무 과부화가 커지면서 사직이 줄을 잇고 있는 데다, 병원 적자로 인한 부수적인 문제들까지 겹치며 의료 현장의 일선 의사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모양새다. 심지어 필수 수술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경상국립대병원은 올해 초 대규모 채용을 준비 중이다. 임상·진료교수 104명에, 촉탁의 41명 등 한 번에 채용 공고되는 인원만 총 150여명 가량에 달한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번 대규모 채용이 그동안 병원 의료공백, 의료인력 부족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 전공의 사직 이후 병원에 남은 교수들은 평균적으로 2배 이상 당직 근무가 늘어난 상태다. 특히 인력 부족으로 인해 특정 과목 교수가 다른 과 환자를 커버해야 상황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국립대병원에 근무 중인 한 교수는 "의료대란 이전엔 한 달에 2번 정도에 그쳤던 당직이 최근엔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당직 일정을 보면 한 달에 7번 밤 당직을 소화하고 매주 주말엔 24시간 당직을 서고 있다"며 "당직은 당직대로 하면서도 외래는 기존 일정을 다 소화하고 낮엔 별도 업무들까지 소화하다 보니 매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필수과인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당직 1명이 신생아 중환자실과 응급실 병동까지 다 커버해야 한다. 다들 지쳐있는 것으로 안다. 심지어 인력 부족으로 인해 내 분과가 아닌 다른과 환자까지 봐야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인력 공백으로 인해 수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있다. 

또 다른 교수는 "암 환자 수술을 하게 되면 기존에 케어하던 환자들을 대신 봐줄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수술을 하는 동안 환자를 대신 볼 사람이 없다. 이 때문에 수술을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기존 환자가 중환자가 되면 환자 케어 문제로 다른 수술을 하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사직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상국립대병원에선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새해가 밝았지만 이 같은 사직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으로 이비인후과의 경우 지난해 12월 1명, 올해 2월에 1명이 사직할 예정이고 내분비내과는 총 3명 중 2명이 올해 초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경상국립대병원 교수는 "교수가 연구자, 교육자로서 역할이 상실되고 업무가 과중되다 보니 특히 젊은 층에서 퇴사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기존 교수들과 촉탁의 사이 연봉 차이가 2배 정도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불만도 꽤 큰 것으로 안다. 그러나 병원은 당장 진료 공백을 해결할 수 있는 촉탁의 채용에만 열중한다. 상황이 이런데 이번 채용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인원이 충원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사태 해결은 묘연한 상태다. 병원 측은 최근 의료대란 장기화로 인해 큰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원경상대병원이 어려워지며 본원에서 재정적 지원을 하던 상황에서 의료대란 사태가 겹치며 경영 악화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상국립대병원은 지속적인 적자로 이자 발생률이 높아짐에 따라 재정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병원은 최근 운영자금이 부족해 지난해 300억, 올해는 700억 가까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4년 상반기에만 경상국립대병원 적자 폭은 210억원에 달한다. 

병원 관계자는 "전국적인 의료대란 이후 전공의 부재로 인해 기존 전문의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전문의들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자 지난해보다 의사직 채용인원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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