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과 임익강 보험이사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 합의를 위해 각 개원의사회 회장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고문 합의를 반대하는 외과계 의사회 등은 일차의료기관의 입원실(단기입원)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만 재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각 진료과 개원의사회에 따르면 추 회장과 임 이사는 19일부터 매일 점심과 저녁시간을 활용해 의사회장의 의원에 방문하거나 외부에서 만남을 가졌다. 추 회장과 임 이사는 지난 18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가 공식 해산된 다음날부터 개원의사회 회장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협의체는 일차의료기관의 입원실(단기입원) 허용 조항을 놓고 의협과 대한병원협회 간 권고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다만 30일까지 의협과 병협이 입장을 조율한다면 재논의해볼 수 있다는 여지만 남은 상태다.
추 회장과 임 이사가 현재까지 만난 사람은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 대한신경외과의사회 한동석 회장,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이동수 회장,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송병호 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 등이다.
이에 대해 의협 임익강 이사는 “권고문은 11월 25일 이후 개원의사회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5차례 수정이 됐지만 수정된 내용을 모르는 회장들이 많다”라며 “이들에게 오해를 해소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임 이사는 특히 입원실을 둔 외과계 의원이 일차의료기관에서 이차의료기관으로 상향되더라도 규제는 받지 않고 혜택만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외과계 의원의 '이차전문진료의원'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지칭하는 '이차의료기관'과 다르다는 것이다. 임 이사는 “이차전문진료의원의 규제는 의원이지만 혜택은 입원가산, 병원종별 가산 등을 붙일 수 있다”라며 “권고문 합의 이후에 의원들에 돌아가는 혜택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28일 열리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전국의사 대표자대회까지 반대하는 개원의사회장들을 설득해보겠다고 했다. 의협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일차의료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을 살린다"라며 "삼차의료기관 경증 환자들이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유입되고 의원급 의료기관은 경증 질환 등의 가산이 붙는다”고 했다.
추무진 회장은 “한국 의료의 고질적 문제인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할 중차대한 시점이며 절호의 기회”라며 “의료계 의견이 반영된 개편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추 회장이 찾아와서 다시 한번 권고문에 대해 잘 생각해보자고 했다”라며 “다른 제안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도 찾아온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추 회장에게 권고문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지 말고 세부 실행방안을 빼자고 했다”라며 “의협이 마지막까지 외과계 의사회를 설득해보고 있지만, 일차의료기관의 입원실 폐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의협과 병협이 내과계 만성질환 관리료를 놓고 협상에 나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개원의사회의 한 관계자는 “의원에 입원실을 허용하는 대신 100병상 이하 병원에 만성질환 관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의협과 병협이 의견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이를 두고 내과가 반대하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원의사회의 또다른 관계자는 “중소병원과 의원 간 경쟁 구도가 아니라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 의원 간 경쟁 구도가 중요하다”라며 "억지로 권고문을 합의하더라도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국의사 대표자대회에서 모든 의사 대표자 이름으로 '집행부의 일방적인 의료전달체계 개편 추진 중단 요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30일 시한까지 권고문을 채택할 수 없다”라며 "의협 집행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편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