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밤에 잠을 자는 동안 빛에 노출되면 그 양에 상관없이 노인의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 가능성을 훨씬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파인버그의대(Northwestern University Feinberg School of Medicine) 신경과 김민지 교수팀은 최근 '노년층의 야간 조명과 비만, 당뇨병, 고혈압 연관성' 논문을 미국 수면연구학회(Sleep Research Society) 공식 학회지인 SLEEP에 발표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 때문이든 밤에 켜놓은 TV 또는 대도시의 빛공해든 우리는 하루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인공 광원(sources of light) 속에 살고 있다"면서 "고령자는 이미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더 높은데, 야간 빛 노출 관련 이러한 질병 빈도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63~84세 성인 552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프로파일 조사와 함께 7일간 액티그라피(actigraphy) 기록 측정을 실시했다. 액티그래피는 손목이나 발목에 착용해 신체 움직임을 측정, 기록하는 도구다.
연구 참가자들은 원래 시카고 지역 전체 직장에서 심장 질환 고위험 성인을 시결하기 위해 1967~1973년 실시된 공중 보건 프로그램(CHA)에 등록된 사람들로, 이 연구에는 알려진 심장 질환 위험 요인에 대한 자세한 검사가 포함됐다.
거의 40년 후인 2007~2010년 CHA 연구 생존자 1395명을 대상으로 별도 연구(Chicago Healthy Aging Study, CHAS)가 수행됐고, 참가자들은 혈압, 체중, 키, 콜레스테롤, 포도당, 기타 알려진 심장 질환 위험 요인에 대한 또다른 상세 검사를 받았다. 또한 7일 동안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목에 액티그래피 장치를 착용하고 일일 수면 일기를 작성했다. 사용된 액티그래피 장치의 절반 이상이 이번 연구의 기초를 구성하는 빛 측정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 결과 야간 빛 노출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의 더 높은 유병률과 관련 있었고, 다변수 조정 교차비(OR)는 각각 1.82, 2.00, 1.74였다. 단 고콜레스테롤혈증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노년기의 습관적인 야간 빛 노출은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가능성과 연관성 있었다.
또한 참가자 중 절반 미만이 매일 지속 5시간 동안 완전한 어둠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하루 중 가장 어두운 5시간 동안에도 약간의 빛에 노출됐는데, 이는 대개 밤에 잠을 자는 시간이었다.
이 연구는 단면조사연구(cross-sectional study)였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이 불을 켜고 잠을 잤기 때문인지, 또는 빛이 이러한 상태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는지 알지 못했다. 비만, 당뇨병, 고혈압을 가진 사람들이 한밤중에 불이 켜진 상태에서 화장실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거나 불을 켜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고, 당뇨병으로 발 저림이 있는 사람은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야간 조명을 켜두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공동 시니어 저자인 페인버그의대 수면의학 책임자 필리스 지(Phyllis Zee) 교수는 "수면 중 빛 노출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연 명암 주기 복원이 인지와 같은 건강 결과를 개선하는지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중재 연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 교수는 수면 중 빛을 줄이는 팁으로 ▲조명을 켜지 않기(만약 켜야 한다면 바닥에 더 가까운 희미한 조명을 켜두기) ▲백색광이나 청색광을 사용하지 않고 잠자는 사람에게서 멀리 두기(노란색 또는 빨간색, 주황색 빛은 뇌에 덜 자극적) ▲실외 조명을 제어할 수 없다면 암막 차양이나 아이 마스크 쓰기, 실외 조명이 얼굴에 비치지 않도록 침대 옮기기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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