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는 연말연시를 맞아 이웃과 함께 하는 따뜻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의사들의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 의사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합니다. 인터뷰 대상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서 선정했습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국내 최초의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입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와 지원을 통해 더 밝은 내일은 여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입니다.
기부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나눔과 기부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이들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도 더 많은 의사들이 뜻을 모아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길 것을 당부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서울 원종민훼밀리의원 원종민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판자촌과 같은 곳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환갑을 계기로 사회에 환원하고자 기부를 시작했고, 지난해 고액 기부자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다.
원 원장은 청년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했다. 성당에서 의료봉사를 통해 판자촌 주민들의 진료를 진행했고, 지난달까지 성당의 생명분과 분과장으로 근무하며 임산부와 태아의 축복미사를 해주거나 심폐소생술(CPR) 강의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60세 생일을 맞이하면서 하나의 큰 계기를 맞이하게 됐다. 원 원장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좋은 부모님 하에서 자라 의사가 되고, 사회적으로도 자리를 잘 잡은데다 인생을 한 바퀴 돌고 보니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비슷한 뜻 가진 사람들과의 모임 뜻깊어…기회된다면 해외봉사도 관심
원 원장은 이번 기부를 통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된 뒤 비슷한 뜻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상당히 긍정적었다고 했다. 자신과 다른 뜻으로 하는 사람이나 젊은 나이에 사업을 통해 번 돈을 기부하는 등 생각지도 않았던 같은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뜻을 공유하게 된 것이 기쁘다는 것이다.
원 원장의 배우자 역시 해외 아동을 후원하는 일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었고, 이번 기부에 대해서도 많은 호응을 해줬다. 그래서 이번 기부를 통해 국내에서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나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 지원 절반, 배우자가 해오던 해외 아동 후원을 반반씩 하도록 사용처를 지정했다.
원 원장은 기부와 나눔에 대해 "또다른 나에 대한 배려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학적으로 나라는 개념을 생각해보면, 또다른 사람이 나일 수 있고, 나와 똑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도 또다른 나일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나눔을 하는 것은 또다른 나에게 배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여유가 있는 동안 일부라도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부 생각하는 의사 많을 것…투명한 단체들이 많이 나서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단계는 아니지만 해외 의료봉사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원 원장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훌륭한 의사분들이 많다. 과거에는 판자촌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어느정도 의료 체계가 잡혔다"면서 "나중에 해외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부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자신의 기부 금액이 제대로 쓰일지하는 우려에 있다고 해석했다.
원 원장은 "자신이 기부를 했을 때 투명하게 잘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의사들도 기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은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마음을 어려운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 있으면 기부자가 많이 늘 것이다. 사랑의 열매는 그 중에서 가장 투명하고 믿을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에 기부에 참여하게 됐다. 이런 투명한 단체들이 많이 나서준다면 의사들도 많이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처음 기부를 시작하는 의사들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는 계기가 있을 때 어려운 사람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면서 "정신없이 살다 60세 생일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그 계기가 됐다. 그 외에도 여러 계기가 있을 수 있다. 그 때 한번쯤 주변을 둘러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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