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선 교수 "돌봄 수요 증가, 의사-간호사 등 업무 장벽 줄어…직역 간 벽 허물기 필요"
해외에선 간호사가 의사보다 양질 의료 제공 사례 많아…중복 업무범위, 상호 보완적 관계 만들어야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해외에선 간호인력이 의사보다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의 대기기간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면허범위의 장벽이 점차 줄어드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주장이 나왔다.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정형선 교수는 6일 오후 대한간호협회와 보건의료노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 등이 주최한 '보건의날 기념 국회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정형선 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보건의료계 직역 간 중복되는 업무 등을 잘 조율해 상호 대체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즉 의사와 간호사 등 직역 간 업무범위의 벽 허물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는 의사의 부족을 간호인력으로 보충하려는 시도가 계속돼 왔고 업무에 따라 간호인력이 의사보다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정형선 교수는 "미국, 캐나다, 미국 등 국가들은 업무에 따라 간호인력이 의사보다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의 대기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이며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업무범위와 면허범위의 장벽을 줄이고 재규정하기 위한 새로운 입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성질환자와 노인에 대한 돌봄 수요, 통합의료에의 요구 등이 커지면서 간호사,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의 역할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인력의 부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확충은 아직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모든 OECD 국가 공통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화로 인해 점차 돌봄과 간병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면서 직역 간의 벽 허물기가 수반돼야 한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그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 없는 병원’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이는 직역 간의 벽 허물기가 수반되지 않는 한 달성하기 어렵다. 현재의 부족한 간호인력만으로는 보호자 없는 병원을 실현할 수 없다"며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도 제도권 내에 수용해서 유연한 제공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건의료서비스와 돌봄 및 요양 서비스가 일련의 연속적 과정에 속하기 때문에 이를 제공하는 인력 간에는 어느 정도 인력의 전문성과 서비스 내용의 중복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이들 인력 간엔 상호 대체, 보완 관계가 성립된다. 의사와 간호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등의 업무가 완벽하게 구분되지 않는 접경 지역은 반드시 있다. 이는 직역 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활용 여하에 따라서는 보다 효율적인 제공체계를 만들 여지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인력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정 교수는 "2000년대 초반에 결정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의대정원의 축소는 우리 국민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도 받지 못하면서 과중한 의료비에 신음하는 현재의 의료제도를 초래했다"며 "의사배출 부족은 의사 고용계약 단가의 상승을 발생시키고 이는 간호사 등 고용인력의 임금 억제, 보호자 간병, 수술방 PA 등 의료 질 저하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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