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서경 인턴기자 이화의대 본4] 지난 3년 동안의 수가협상에서 지속된 의료계의 결렬 선언, 올해는 타결될 수 있을까. 2022년대한의사협회의 수가협상 대표로 나서게 된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협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독이 든 성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코로나19로 모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의료계 또한 남 못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 내원일수는 지난 10년간 최대 감소폭을 보이고, 개원가와 중소병원은 그 중 가장 심각한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필수의료 분야로 여겨지는 소아청소년과는 내원일수가 44.9% 감소하고 전체 수입에서는 55% 이상이 감소하면서 문을 닫는 소아과만 100여곳에 이르렀다. 김 회장은 소아과의 어려운 상황을 두고 수가협상을 떠나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총진료비, 내원일수, 환자수 등 거의 모든 지표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원가도 안되는 수가를 받으면서 어떻게 운영을 하겠냐”라며 현재 의료계의 터무니 없는 요양급여 비용제도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했다.
현재 개원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환자수와 내원일수가 급격하게 감소했고 이는 수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폐업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이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관리를 위한 고용과 지출은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마땅한 지원이 따라오지도 않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수적인 지출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가는 개원가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원가 이하의 수가’의 상황을 음식점에 비유해 보면, 한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종 떡, 어묵, 야채 등의 요리재료, 국자나 그릇 등의 조리기구, 그리고 요리사라는 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떡볶이를 팔아 인건비는 고사하고 떡값만 겨우 받을 수 있다면 수익은커녕 매일 빚만 늘어가는데 어떤 요리사가 이런 음식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개원의들은 생존하기 위해 정부의 요양급여제도와 관련 없는 미용 분야의 의료계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수가의 상승은 건보료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겠지만, 하루빨리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래야 의료계가 정상화되면서 국민들이 받는 의료서비스의 질 또한 상승할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의료진이 누구보다 지쳐있는 현실에서 이번 수가협상 또한 결렬된다면 의료진들은 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주52시간 근무제의 사회에서 주80시간 근무제를 예외적으로 적용받는 전공의들은 인건비도 받지 못하는 전문의가 되려고 열심히 환자를 돌보고 있는 것일까.
주80시간 근무제를 적용할 때도 교수, 전임의에게 업무과중이 되고 수술 일정이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의료진에게 많은 업무를 부담하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적정수가 또한 뒷받침되지 못하면 의사가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와 치료를 절대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건보료를 무작정 늘리는 방안보다는 건보료가 낭비되고 있는 정책과 제도를 검토, 평가해 불필요한 급여를 줄이는 방안에 중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속에서 의료진은 지금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누구보다 코로나19 종식에 앞서고 있다. 이런 의료진이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걱정없이 행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건강보험공단 간의 수가협상이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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