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크레틴 기반 당뇨·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지 2주일여 지난 가운데, 의학계가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만 치료가 아닌 단순 미용에 치중한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약물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1일 '인크레틴 기반 당뇨병 치료제 및 비만병 치료제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당뇨병학회는 "비만은 만성 질환으로, 치료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체중 감소가 아닌 동반된 대사질환과 합병증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비만하지 않은 이들이 미용 목적으로 약제를 오남용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위고비 등 인크레틴 기반의 약제는 명확한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만 처방돼야 하며, 약물 오남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정상 체중군의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의 약물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당뇨병학회는 ▲의료 전문가의 역할 강화 ▲오남용 방지 ▲대중 교육과 인식 제고 ▲관련 정부 기관의 역할 등을 주문했다.
학회는 "인크레틴 기반의 2형 당뇨·비만 치료제는 반드시 관련 전문가의 진단과 평가를 거친 후 처방돼야 하며,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대사질환 상태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약물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한 종합적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전문가가 개별 환자에 맞는 적절한 용량과 스케줄을 정하여 약제를 처방하고 철저하게 모니터링함으로써 부작용 발생 빈도를 줄이고 최대의 효과를 얻으며 치료 중단 시의 문제도 예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의학적 필요에 따라 사용돼야 하며, 비만과 대사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사람에게 처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환자를 직접 보지 않는 비대면 진료 또는 정확한 환자의 질환이나 문진, 대사 지표 측정도 없이 약물 처방이 이루어지는 행위, 저렴한 비용으로 상품처럼 약물 구매를 홍보하는 사례, 비만하지 않은 의사 본인의 체험기를 SNS 등에 올려 미용적 목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것으로 일반인을 오도하는 행위는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에게 비만 치료의 올바른 접근법과 약제의 적절한 사용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회는 "체중 감량은 장기적인 건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과정이며, 약물 사용만으로는 지속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젊은 청년층에서 미용적인 목적으로 비만과 대사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비법처럼 약물치료가 인식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학회는 약제의 안전한 유통과 처방을 위해, 관련 당국은 약물의 처방과 사용에 대해 적절한 모니터링과 관리의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오남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약물 사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불법적인 판매나 사용, 무분별한 홍보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발생할 수 있는 약제의 부작용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비대면 진료나 비대면 약물 배송, 해외 직구로 약을 무분별하게 사는 경우, 도매상을 통해 다량의 약물을 구입하는 불법 사례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약물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대국민 인식제고 캠페인 등을 전문 학회와 함께 시행해야 하며, SNS 상의 무분별한 후기, 불법 처방 사례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모니터와 처벌 대책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회는 "의료계와 대중이 당뇨병과 비만 대사질환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인크레틴 기반의 약제가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모든 약제에는 효능과 부작용이 있음을 기억하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분들은 반드시 당뇨병·비만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으시기를 권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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