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행보로 전공의∙의대생과 간담회…"의대증원 2000명은 완전한 실패, 의료대란 끝낼 것"
안철수 의원은 9일 고려대 의과대학을 찾아 전공의, 의대생들을 만났다. 사진=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돈은 돈대로 쓰고, 국민은 국민대로 희생당하고, 의료는 의료대로 망가진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9일 고려대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대생∙전공의와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 2000명 등 의료개혁 정책에 대해 “작년 2월에 2000이란 숫자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전날(8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특히 자신이 의료대란 해결의 적임자임을 자처했는데, 실제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식 행보로 이날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만났다.
안 의원은 “2000명 증원 발표 직후부터 틀린 방법이라고 얘기했고, 의료계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만남을 주선하는 등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00이란 숫자는 대통령이 얘기한 것이라 바꿀 수 없다는 반대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다”며 “이제 대통령은 물러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했다.
이어 “이 문제는 정말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학생, 전공의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이 달린 일”이라며 “벌써 잠재 사망자는 1만명 정도 될 거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만 아니었다면 살아계셨을 국민 1만명이 사망한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정책의 결과로 막대한 재정만 투입되고 되레 의료 현장은 초토화 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국가 예산도 추정컨대 5조원 이상 썼다. 하지만 그 결과는 지방의료의 완전한 붕괴”라며 “지방의대 교수들도 그만두고 수도권으로 올라왔다. 이제 더 이상 필수의료 분야로 지원하려는 전공의들도 없다. 학생들도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난해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의사밖에 배출하지 못했고, 전공의나 군의관은 말할 것도 없다.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이 9일 고려대 의과대학에서 열린 전공의, 의대생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다만 안 의원은 의료계도 붕괴된 의료시스템 복구에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의원은 “우리 의사들 입장에서 이대로 둘 순 없지 않나. 세계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복구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그러기 위해선 또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들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먼저 진심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에 ▲필수, 지역의료 강화 ▲건강보험 수가 개선 ▲의사과학자 양성 등을 제시했다. 그는 “정상화의 길로 하루빨리 가야 더 이상 초과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학생, 전공의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최대한 빨리 만들어 시행하려 한다”
안 의원은 간담회 후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의료대란을 끝내고, 진정한 의료개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안 의원은 “소통도 없이 밀어붙인 개혁은 결국 의료대란이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졌다. 대통령 탄핵 원인 중 하나 역시 이런 정책 실패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년간 전공의와 의대생 여러분이 감내해 온 시간은 너무나도 가혹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는 헌법이 보장한 학습권을 되찾고, 현장에 복귀해야 할 때”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결코 낙오돼서는 안 되는, 이 나라의 소중한 자산이다. 학업과 현장 복귀는 투쟁의 포기가 아니다. 의료대란을 끝내고 진정한 의료개혁의 출발선에 서는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인 출신 정치인으로서 반드시 의료대란을 끝내고, 의료개혁을 책임지고 추진하겠다”며 “값싸고 품질 좋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의료. 그 가치를 되찾는 길에 함께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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