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12.12 07:43최종 업데이트 24.12.1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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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가역적 BTK 억제제 제이퍼카, CLL/SLL 임상서 재발 또는 사망 위험 46% 줄여

예후 좋지 않은 환자서도 일관된 PFS 혜택 확인…다음 치료까지의 시간 약 2년 연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가역적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 억제제 제이퍼카(Jaypirca, 성분명 퍼토브루티닙)가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및 소림프구성림프종(SLL)에 대한 강력한 생존 데이터를 공개했다.

릴리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ASH 2024)에서 이전에 BTK 억제제로 치료받은 CLL/SLL 환자를 대상으로 제이퍼카를 평가한 3상 임상시험 BRUIN CLL-321 결과를 발표했다.

제이퍼카는 다른 BTK 억제제와 달리 비공유 결합을 통해 표적에 결합해 상호작용이 가역적이다. 전임상 연구에서 테스트된 대부분의 키나제 성분(98%)보다 BTK에 대해 300배 더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BRUIN CLL-321 연구의 주요 평가 지표인 무진행 생존율(PFS)은 1차 분석에서 충족됐고, 독립 검토 위원회(IRC) 평가에서 제이퍼카가 자이델릭(Zydelig, 성분명 이델라리십)+리툭시맙(IdelaR) 또는 벤다무스틴+리툭시맙(BR)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업데이트 결과는 최종 사전 지정 분석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제이퍼카로 치료받은 환자의 무진행 생존이 지속해서 개선됐으며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46% 감소했다.

BRUIN CLL-321 임상시험 참가자는 퍼토브루티닙 단독요법(n=119) 또는 연구자가 선택한 IdelaR 또는 BR(n=119)을 투여받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최소 1회 이상 BTK 억제제를 투여받은 적이 있고, 이전 치료 경험은 평균 3회였다. 환자의 약 절반은 벤클렉스타(Venclexta, 성분명 베네토클락스) 요법을 받은 적이 있었다.

연구에 등록된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았는데, 많은 환자가 공격적인 질병을 나타내는 고위험 특징을 보였다. 여기에는 TP53 돌연변이 및/또는 17p 결실, 돌연변이되지 않은 IGHV 상태, 복합 핵형(karyotype) 등이 포함된다.

효능 결과는 치료 의도(ITT) 집단에 대한 IRC 평가를 기반으로 했다. IRC에서 질병 진행이 확인된 뒤 제이퍼카군으로의 교차 치료가 허용됐다.

약 19개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제이퍼카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4.0개월, 대조군은 8.7개월이었다(HR=0.54). 무진행 생존 결과는 예후가 좋지 않은 주요 하위 그룹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연구자가 평가한 무진행 생존(중앙값 15.3개월 vs. 9.2개월; HR=0.4), 무사고 생존(14.1개월 vs. 7.6개월; HR=0.39), 다음 치료까지의 기간 또는 사망(23.9개월 vs. 10.9개월; HR=0.37)과 같은 다른 이차 평가변수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확인됐다.

교차 시험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대조군 가운데 76%(n=50/66)가 제이퍼카를 투여 받기 위해 교차 시험에 참여했다. 교차 효과를 조정하는 여러 분석 결과 제이퍼카에 유리한 경항이 나타났다.

임상시험의 주요 연구자 중 한 명인 미국 윌라멧 밸리 암 연구소 및 연구 센터(Willamette Valley Cancer Institute and Research Center) 제프 샤먼(Jeff Sharman) 박사는 "이 결과는 제이퍼카가 BTK 억제제 후속 임상시험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BRUIN CLL-321에 등록된 환자 집단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데이터는 또한 제이퍼카가 약 2년이라는 중앙값으로 다음 치료까지의 시간을 상당히 연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안전성 결과와 함께 BRUIN CLL-321 데이터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치료 순서를 고려할 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릴리 최고의료책임자 데이비드 하이먼(David Hyman) 박사는 "BRUIN CLL-321은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히 필요한 BTK 억제제 이전 치료 집단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무작위 CLL 또는 SLL 연구이며, 이 데이터는 이러한 환경에서 질병 진행과 다음 치료까지의 시간을 의미 있게 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제이퍼카에 대한 무작위 3상 시험의 첫 번째 결과다. B세포 악성 종양 환자의 치료 발전에 있어 제이퍼카의 역할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계속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성 측면에서 이슈가 있었다. 17.2개월 동안 70명이 사망했는데, 사망자는 대조군에 비해 제이퍼카군에서 더 많이 발생해 위험비가 1.09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릴리 측은 임상시험의 높은 교차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교차율을 조정하고 나면 제이퍼카군의 사망 위험은 대조군보다 13% 낮다고 설명했다.

그 외 안전성 프로파일은 1/2상 BRUIN 연구의 안전성 데이터와 일치했다. 제이퍼카 치료는 대조군에 비해 3등급 이상의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이 적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제이퍼카는 이전에 BTK 억제제를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외투세포 림프종(MCL) 치료제로 국내에서 허가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최소 두 가지 이상 치료 경험이 있는 MCL과 CLL/SLL 치료제로 각각 가속 승인을 받았으며, 3상 확증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완전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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