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제가 허가 받은 가운데, 오랫동안 소외됐던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많은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고, 다른 자가면역질환 합병증을 동시에 겪을 위험이 높으며, 정식적 문제를 동반할 위험도 높다는 것이다.
한국릴리가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의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허가를 기념해 12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올루미언트는 3월 2일 18세 이상 성인 환자의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들을 위한 첫 허가 치료제이며, 허가의 기반이 된 BRAVE-AA 1, 2 임상연구가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3상 임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와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가 발표를 맡아 원형 탈모증의 질환 현황과 질병 부담 및 중증 원형 탈모증의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했다. 권 교수는 대한모발학회의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유 교수는 동 학회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유 교수는 원형 탈모증의 국내 현황에 대해 "국내에서 원형 탈모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연간 약 17만 명(2021년 기준)이며, 그 중 2040 젊은 환자의 비중이 약 60%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대부분의 원형 탈모증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약 40%의 환자가 1년 내 재발을 경험하고 심한 경우 두피의 모든 모발이 빠지거나(전두 탈모) 전신의 털이 빠지는(전신탈모) 등 더 광범위한 탈모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형 탈모증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합병증을 동시에 겪을 위험이 높고, 일생의 정신과적 장애 유병률이 66~74%에 이를 정도로 정신적 문제를 동반할 위험도 높아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에게는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권 교수는 올루미언트의 작용 기전과 허가의 기반이 된 BREAVE-AA 1, 2 임상연구를 소개했다. 권 교수는 3월 발표된 BRAVE-AA 1, 2의 52주차 확장 연구 논문의 제 1저자다.
올루미언트는 BREAVE-AA 1, 2 임상 연구를 통해 36주차에서 위약 대비 우월한 두피, 눈썹, 속눈썹 모발 재성장 효과를 확인했다. 원형 탈모증은 치료를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의 경우 모발 재성장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BRAVE-AA 1, 2 임상 연구는 52주차 확장 연구를 포함해 향후 최대 200주까지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권 교수는 "52주차 확장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올루미언트 4mg 치료를 52주까지 지속했을 때 두피, 눈썹, 속눈썹 모발의 재성장 효과가 계속해서 개선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으려면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2주 연구에서 확인된 치료 관련 이상반응 대부분이 경증 및 중등증으로 확인됐고, 장기 치료에서 새로운 안전성 징후가 관찰되지 않은 만큼 올루미언트가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1차 표준 치료제로서 많은 국내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릴리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대표는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들은 제한된 치료 옵션, 높은 재발 위험, 사회적 낙인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면서 "올루미언트가 중증 원형 탈모증 치료의 중요한 마일스톤(milestone)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한국릴리는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의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들에게 올루미언트의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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