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회 회의 (Advisory Board Meeting): 보건의료 전문가의 가치 있는 조언과 피드백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메디게이트뉴스] 이번 호는 제약회사 의학부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인 자문위원회 회의(Advisory Board Meeting; 이하 ABM)를 소개한다. 호주 제약산업협회(Medicines Australia)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보건의료 전문가가 회사와 계약을 맺고 회사의 제품(들)이나 일반적인 질병 관리에 대해 조언하는 그룹으로 자문위원회를 정의했다.(참고문헌 1) (Advisory Boardmeans a group of healthcare professionals with specific expertise contracted by a company to meet to provide advice on a company’s product, group of products or general disease management)
자문회의에서는 학술적인 주제뿐 아니라 연구개발, 약물경제성, 마케팅, 허가 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 자문회의는 특정 전문가와 개별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으나(개별 자문), 특정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 수렴과 자문위원간 컨센서스를 효율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보통 그룹(ABM)으로 진행한다. 의학부(medical)는 제품 허가 전이나 미허가 적응증에 대해서도 자문회의를 진행할 수 있으나 사업부서(commercial)는 제품 허가 후 적응증 내에서만(on-label only) 진행해야 한다. ABM을 위한 회의 준비, 회의 진행 및 회의 정리에 대해 순서대로 설명하겠다.
ABM 담당자는 회사 절차가 복잡하고 고려사항이 많으므로 최소 3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ABM에 참석하는 자문위원도 대부분 중요한 Thought Leader(TL)이므로 3개월 전에는 회의 초대를 보내야 한다. ABM의 목적과 이에 따른 아젠다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우선인데, 임상데이터 갭 파악, 데이터 생성 전략, 의학부 전략·계획 검증, 제품의 적절한 사용을 위한 환자군 파악,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이 의학부가 다룰 수 있는 주제이다. 국내 회사의 경우 의학적 미충족 수요(medicalunmet needs), 신약개발 전략, 임상연구를 위한 디자인 등에 더 관심이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문위원 선정과 자문위원 수 결정이다. 회사별로 자문위원 선정 기준이 정해져 있는데, 논의할 특정 주제에 대한 의학적 자격, 지식 및 경험 등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학회 내 평판, 커뮤니케이션 능력, 자문위원 간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 참가하는 자문위원의 수는 효율적인 논의와 모든 자문위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로 제한해야 한다. 국내 ABM인 경우 보통 평일 저녁 시간에 진행함을 고려하면 10명 내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문위원간 역할 분담, 자문할 질문지 개발, 자문위원에게 사전 설문(필요시) 진행 및 미리 읽기(pre-read) 자료를 전달(필요시)해야 한다. 적절한 자문료를 산정해 자문계약서를 준비한 후 자문위원에게 회의 목적, 논의 사항, 자문위원의 역할 등을 설명하고 회의 전 계약서에 서명받아야 한다. ABM을 위한 회사 내부의 승인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특히 자문회의 동안 발표할 자료나 질문지는 회의 전 검토 및 승인돼야 한다. ABM 목적을 달성하고 의미있는 논의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준비 단계가 가장 중요하므로, ABM 체크리스트 등을 활용해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자문미팅은 회사 담당자가 진행할 수도 있고 자문위원 중 위원장(좌장)이 할 수도 있는데 보통 위원장이 진행한다. 따라서 제한된 시간 내 준비한 사전 질문을 소화하고 모든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다양하고 깊은 의견을 끌어내는데 위원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 담당자도 추가적인 질문을 하거나 자문위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정리하거나, 자문위원 질문에 회사 의견을 전달하면서 위원장을 보조한다. 의학부 담당자는 단순한 참가자 역할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회의 흐름을 잘 이어가면서 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해야 한다.
ABM시 회사 담당자가 논의할 주제의 배경 정보를 설명하거나 사전설문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 ABM 목적은 자문위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문위원에게 조언이나 피드백을 얻는 것이므로 회사 담당자의 발표는 이후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간결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정해진 룰은 없지만 회사 담당자의 발표 시간은 전체 회의 시간의 절반을 넘어서는 안 되며, 자문위원들이 최대한 토의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ABM 논의 내용과 자문위원의 조언 등 회의 내용을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ABM 결과물(회의록 등)은 일단 내부 기록 및 자문료 지급에 대한 증빙으로 필요하다. 자문위원에게도 향후 계획을 포함해 자문 요약본을 공유하면 그들의 의견이 가치있게 활용됐음에 보람을 느낄 것이다. 궁극적으로 ABM에서 얻은 전문가 조언과 피드백을 실질적인 의학부 전략, 계획 및 활동에 활용하고 관련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회의 담당자는 ABM과 관련된 체크리스트, 아젠다, 회의 자료, 방명록, 계약서, 회의록 등 주요 문서들을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한다.
보건의료 전문가이자 주요 TL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므로 ABM이 판촉활동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주제나 자문시간에 비해 자문위원 수가 많거나, 회사 담당자가 발표하는 시간이 너무 길거나, 동일한 주제로 ABM을 반복하거나 동일한 자문위원을 반복적으로 초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ABM에서 실제 환자 사례가 언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 약물의 부작용이나 제품 결함과 관련되면 회의 후 24시간 이내에 약물감시팀에 보고해야 한다.
미국 MSL단체 'Medical Science Liaison Society(MSLS)'가 발간한 MSL Guidelines에 ABM을 잘 정리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2) ABM시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세계제약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armaceutical Manufacturers & Associations; IFPMA)의 Code of Practice(7.4 Fees for Services)(3)와 미국제약협회(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 PhRMS)의 Code on Interactions with Healthcare Professionals(6. Consultants)(4)를 참고할 수 있겠다. 국내 규정에 대해서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orea Research-based Pharma Industry Association: KRPIA)가 발간한 4차 공정경쟁규약 및 실무운용지침(제 16조, 강연 및 자문)을 참고하면 된다.(5)
참고 문헌
1. Code of conduct, 19 Edition, Medicines Australia, March 2020
2. Medical Science Liaison Guidelines, Medical Science Liaison Society (MSLS), V 1.0, Dec 2018
3. Code of Practic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Pharmaceutical Manufacturers & Associations, 2019
4. Code on Interactions with Healthcare Professionals, 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 2009
5.공정경쟁규약 4차 2017,실무운용지침 4차 2018,Korea Research-based Pharma Industry Association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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