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19 07:26최종 업데이트 23.05.1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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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트 강성지 대표 "디지털치료기기 등 지속적 혁신 제품 식약처 규제도 변해야"

식약처 규제과학 혁신포럼서 디지털치료기기 등 새로운 융복합 제품 심사를 위한 방안 제언

사진 = 웰트 강성지 대표 규제과학 혁신포럼 발표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디지털치료제(디지털치료기기, DTx) 등 다양한 기술의 융복합 제품들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신속한 시장 진출과 산업 경쟁력 확장을 위해서는 규제과학 선진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웰트 강성지 대표는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한국규제과학센터가 주최한 제6회 규제과학 혁신포럼에서 불면증 치료용 디지털치료기기 웰트아이의 개발과정, 품목허가 노하우와 함께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강 대표는 "최근 디지털치료기기 1호인 솜즈에 이어 자사 웰트아이가 품목허가를 받았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제품이다보니 허가 전까지 식약처에서 많은 제도적 지원을 이어나갔고, 가이드라인 마련 등에도 참여 기회를 부여해 빠르게 허가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디지털치료제는 일반적인 신약과 달리 출시 이후가 중요하다. 게임처럼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유저(환자)관리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웰트아이도 현재 1.0버전에 머무르지 않고 주변 센서와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챗GPT 기능을 넣는 방안 등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버전 2.0, 3.0 등에서는 주변 센서와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통해 불면증환자의 수면일기를 자동으로 작성하게 할 뿐 아니라 알고리즘을 통해 생활습관을 확인한 후 '오늘 밤 잠에 잘 오는지'를 알려주도록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즉 불면증 환자가 2주에 한 번 정도 의사에게 약처방을 받고 매일 약을 복용하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디지털치료제 웰트아이로 매일 달라지는 상태를 고려해 잠이 안 올 때만 수면제를 먹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낮잠이나 날씨, 활동량, 커피량 등 수면양태에 영향을 주는 것들을 분석해 밤에 약을 먹을지를 알려주는 기기로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면서 "다른 의료소프트웨어 기기를 만드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웰트 역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이때 허가 절차가 어떻게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업데이트시 처음 허가받은 것과 기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때 유효성, 안전성 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리얼월드데이터만으로도 기존의 허가를 연장해주는지 등에 대해 식약처가 명확하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제품은 소프트웨어인만큼 코딩의 오류만으로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강 대표는 "테슬라가 흰색 트레일러를 구름으로 인식해 사고가 난 사례가 있다. 미국 재판부에서 테슬라 측이 '흰색 트레일러에 대한 학습을 통해 두 번 다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소명했는데, 이처럼 디지털치료기기도 어느 정도까지 사고를 용인해줄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식약처가 디지털치료기기의 허가와 경미한 변경에 대한 민원인 안내서 등을 마련하기는 했으나, 이 같은 사고에 대한 모니터링 방안이나 처벌 기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야만 혼선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 대표는 "한국은 의료와 IT 강국인만큼 디지털치료제산업이 가장 크게 클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규제 조화를 이룬다면 반드시 제2의 반도체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많은 디지털치료기기 기업들이 나오고 성장하려면, 사례집이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규제기관에서의 컨센서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존의 신약, 의료기기와 달리 디지털치료제 등 소프트웨어 형태의 제품은 다양한 기술이 융복합돼 있는 만큼 반드시 식약처 규제도 변화해야 한다"며 "환자를 가장 우위에 두고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환자들이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를 마련할 수 있도록 식약처의 인력과 시스템의 뒷받침과 역량 강화도 필수"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디지털치료제와 같은 융복합, 기술혁신의 새로운 제품의 경우 지속적인 컨설팅이 필수인데, 현재는 식약처가 오송에 위치해 있어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수시로 컨설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서울에도 식약처 상시채널이나 담당 부서가 있으면 좋겠다. 재정적인 문제로 어렵다면 수요를 고려해 컨설팅을 유료화해서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 샐리 최 허가임상본부장도 FDA의 규제과학 혁신전략을 토대로 국내 식약처가 신속한 심사평가 방법을 마련하고, 동시에 팬데믹 가능성을 감지시 심사인력 TF팀을 편성하는 공식절차를 수립할 것을 제언했다. 또한 FDA나 EMA 등의 심사제도에 대한 연구용역과 심사관의 FDA 연수 등을 통해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규제과학센터 박인숙 센터장은 산업의 발전과 규제과학 혁신, 안전관리 강화 등을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이 기본임을 강조하면서, 센터를 비롯해 규제과학 관련 학과들이 자리를 잡고 전문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법적근거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측은 규제혁신을 위해서 지속적인 상호이해를 위한 실무자 소통 등 두 기관 큰틀에서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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