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실리코·님버스·리커젼 긍정적 임상 결과 도출…저분자·mRNA·단백질 치료제 등 분야도 다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신약 개발 비용을 줄이고 속도를 크게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이 꼽히면서 이 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AI를 사용하면 새로운 표적이나 기존에 약물화하기 어려웠던 표적에 대한 약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이라 테라퓨틱스(Xaira Therapeutics)는 분자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질병 관련 생물학을 포괄적으로 특성화하는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생성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신약 개발이 어려웠던 표적에 초점을 맞춰 신약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지난해 벤처캐피탈(VC)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관련업계에서 이미 AI 기반 신약 개발에 대한 누적 투자금은 600억 달러가 넘었으며, 이러한 기술을 가진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글로벌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거나 임상 단계에 진입해 앞서가고 있는 대표 AI 신약 개발 기업을 조명하고, 각 기업이 어떠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는지 알아봤다.
인실리코, 파마.AI 통해 10개 분자 IND 승인…플랫폼 업그레이드에 투자 중
AI 신약 개발 분야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홍콩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지난해 11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 후보물질 ISM001-055가 2a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 신약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발한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돌입한 후보물질이자,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TNIK 표적 저분자 약물이다.
인실리코는 2016년 새로운 분자 설계를 위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개념을 동료 심사(peer-reviewed) 저널에 처음 설명했고, 이를 토대로 파마.AI(Pharma.AI) 플랫폼을 상용화시켰다. 파마.AI를 기반으로 2021년부터 30개 이상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서 20개 전임상 후보물질을 선정했고, 10개 분자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파마.AI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유럽 최대 금융 기업인 HSBC와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회전 대출(revolving loan facility) 계약을 체결했다.
애니마, 저분자 mRNA 조절제 개발 특화…릴리·다케다·애브비와 계약
애니마 바이오텍(Anima Biotech)은 현재 면역학과 종양학, 신경과학 분야에서 전임상 단계에 있는 20개 프로그램의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 애브비(AbbVie)와 협력하고 있으며, 다케다, 릴리와의 계약 규모는 총 10억 달러를 초과한다.
애니마의 mRNA 라이트닝(mRNA Lightning) 플랫폼은 병든 세포와 건강한 세포의 차이를 세포 수준에서 시각화할 수 있는 mRNA 생물학 이미징 기술을 특징으로 한다. 시각화한 세포 경로를 바탕으로 질병 특이정 AI 모델을 훈련하고, 조절 장애가 발생한 경로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근본적인 질병 메커니즘과 새로운 타깃을 규명하고, 약물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이나 아직 치료제가 없는 타깃을 위한 저분자 mRNA 조절제를 찾아주며, mRNA 백신과 RNA 기반 약물 최적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공한다.
아톰와이즈, 릴리·바이엘·사노피 등 글로벌기업 물론 GC녹십자와도 협력 중
아톰와이즈(Atomwise)는 구조 기반 약물 설계에 딥러닝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저분자 약물을 발굴하는 기업으로, 2020년 시리즈 B로 1억2300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 VC로부터 2억 달러 가까이 투자를 받았다.
아톰와이즈의 아톰넷(AtomNet) 플랫폼은 구조 기반 약물 설계를 위한 딥러닝을 통합해 3조개 이상의 합성 가능한 화합물로 구성된 독점 라이브러리를 AI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30개가 넘는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릴리, 바이엘(Bayer), 사노피(Sanofi), 한서제약(Hansoh Pharma), 국내 기업인 GC녹십자(GC Pharma)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릴리와는 릴리가 선택한 10개 약물 표적에 대해 협력하고 있으며, GC녹십자와는 새로운 경구용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 중이다.
제너레이트, 난치성 질환 위한 단백질 치료제 개발…노바티스·암젠과 협업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Generate Biomedicines)은 2018년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이 설립한 기업으로, 2020년 플래그십(Flagship)이 단독으로 참여한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2021년 3억7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2023년 2억73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았다.
제너레이트 플랫폼(Generate Platform)은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치료제를 발굴하고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질병과 관련된 특정 생물학적 과정을 표적하며, 짧은 펩타이드부터 복잡한 항체, 효소, 사이토카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파이프라인을 생성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해 9월 노바티스(Novartis)와 여러 질병 영역에 걸쳐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10억 달러 이상의 다중 표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암젠(Amgen)과는 2022년 5개 표적에 대한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처음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계약을 확대해 6번째 프로그램 개발에 돌입했다. 총 계약 규모는 20억 달러가 넘는다.
님버스, 약물화 어려운 표적 저분자 의약품 개발…길리어드·다케다에 자산 매각
님버스 테라퓨틱스(Nimbus Therapeutics)는 전산 및 구조 기반 약물 설계 접근법을 활용해, 종양학과 면역학, 대사학 분야에서 질병과 관련된 검증은 됐지만 약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표적에 작용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MSI-H 종양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WRN 억제제 NDI-219216이 있으며, 최근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2016년 길리어드(Gilead Sciences)는 최대 12억 달러에 아세틸-CoA 카복실라제(ACC) 억제제 프로그램을 인수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주요 후보물질인 NDI-010976, ACC 억제제,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및 간세포암(HCC) 치료를 위한 전임상 단계 ACC 억제제가 포함됐다.
2022년 다케다는 님버스의 면역학 후보물질인 NDI-034858(zasocitinib 또는 TAK-279)을 인수하기 위해 선급금 40억 달러를 포함해 최대 60억 달러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후보물질은 경구용 선택적 알로스테릭 티로신 키나제 2(TYK2)로 인수 당시 건선 치료제로 2b상을 마쳤다. 이 외에 건선성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IBD) 치료제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어 같은해 릴리는 AMP-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AMPK)를 활성화해 대사 장애를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 등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리커젼, 엑스사이언시아 인수하며 파이프라인 확장…18개월간 10개 임상 결과 기대
지난해 리커젼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가 영국에 기반을 둔 엑스사이언시아(Exscientia)를 인수하며, AI 기반 약물 개발 분야의 두 선두주자가 하나로 통합돼 화제를 모았다. 리커젼의 높은 처리량과 표적 생물학 역량을 엑스사이언시아의 확장성이 뛰어난 분자 설계 및 자동 화학 합성 역량과 통합함으로써 약물 발굴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커젼은 종양학, 희귀병, 감염병 분야에서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에, 엑스사이언시아는 종양학 분야에서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약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두 회사의 결합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향후 18개월 동안 약 10개 임상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종양학과 면역학 분야에서 로슈 제넨텍(Roche Genentech), 사노피(Sanofi), 바이엘, 머크, BMS 등과의 파트너십으로 향후 2년 동안 약 2억 달러 마일스톤 지급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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