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화이자(Pfizer)는 2022년 승인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개발하기 위해 IBM의 슈퍼컴퓨팅과 인공지능(AI)을 사용했다. 화이자는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수백만 개의 프로테아제 억제제 화합물을 선별해 잠재적 표적을 발굴했다. 또한 슈퍼컴퓨팅을 활용해 정맥 주사용이 아닌 알약 형태로 투여할 수 있는 분자를 찾는 복잡한 계산을 수행했다. 그 결과 계산 시간이 80~90% 단축됐고, 4개월 만에 약물을 설계할 수 있었다.
AI는 신약 개발의 주요 허들로 꼽히는 높은 실패율과 긴 개발 기간, 자원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데 유망한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신약 개발과 임상 시험, 제조 과정 등 의약품 개발의 전주기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표적인 사례 분석을 통해 빅파마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AI가 신약 개발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알아봤다.
사노피, AI 기반 의사결정 앱 출시 등 AI 기반 제약사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
사노피(Sanofi)는 2018년 에일리 랩스(Aily Labs)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3년 연구개발(R&D), 임상시험,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의사결정 앱 '플라이(plai)'를 선보였다. 이 앱은 기능 전반에 걸쳐 사용 가능한 회사 내부 데이터를 취합하고 AI의 힘을 사용해 시기적절한 인사이트와 개별화된 '만약에' 시나리오를 제공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1년에는 여러 의료기관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구축하고 치료에 대한 환자 반응을 예측할 수 있도록 오우킨(Owkin)과 제휴를 맺었다.
신약 발굴에 AI 기술을 사용하는데도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2022년 AI를 사용해 정상 조직에는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종양 조직에서만 활성화되는 약물을 찾기 위해 아무닉스 파마슈티컬스(Amunix Pharmaceuticals)를 인수했으며, 엑스사이언시아(Exscientia),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 아톰와이즈(Atomwise)와 협약을 맺었다.
또한 2024년 AI 기반 바이오 제약회사로 거듭나고자 포메이션 바이오(Formation Bio), 오픈AI(OpenAI)와 손을 잡았다. 세 팀은 데이터, 소프트웨어, 조정된 모델을 결합해 약물 개발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한다.이를 통해 전례 없는 생산성으로 규모를 확장하고, 환자에게 신약을 제공하는 속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사노피는 약물과 연결된 의료 제품에 AI를 활용하는 데도 관심이 있다. 2023년 프랑스 스타트업 힐로(Hillo)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트윈 AI 솔루션을 사노피의 커넥티드 인슐린 펜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생활 방식이나 치료 습관의 영향을 최적화된 방식으로 고려하고자 한다.
노바티스, AI 혁신 연구소 설립해 사업 전반에 AI 활용 기반 마련
노바티스(Novartis)는 2019년 직원들이 사업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AI 혁신 연구소(Novartis AI Innovation Lab)를 설립하고 파트너사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선정했다. 두 기업은 AI 강화와 AI 확장 측면에서 차세대 플랫폼과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AI 신약 개발 기업들과도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와 미공개 세 가지 표적에 대한 저분자 치료제 발굴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아이소모픽은 알파벳(Alphabet)의 딥마인드(DeepMind)에서 분사된 알파벳 자회사로, 단백질 폴딩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알파폴드(AlphaFold) 성공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이어 9월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Generate:Biomedicines)와 다중 표적 협업을 통해 여러 질병 영역에 걸쳐 단백질 치료제를 발굴하고 개발하기로 했으며, 11월에는 슈뢰딩거(Schrödinger)와 미공개 표적에 대한 치료제를 확인하고 발전시키는 연구 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임상 의사 결정 및 디지털 병리 솔루션에 관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만성 콩팥병(CKD) 및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을 찾기 위해 2019년 베네볼런트AI(BenevolentAI)와 장기 협력을 시작했다. 그 결과 만성 콩팥병 타깃 2개와 특발성 폐섬유증 타깃 3개를 선정했다. 2022년 두 회사는 전신 홍반성 루푸스와 심부전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했고, 2024년 5월 심부전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깃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임상시험 최적화 분야에서도 AI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2021년 싱가포르 기업인 온코샷(Oncoshot)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온코샷의 디지털 플랫폼 인사이트 피저빌리티(InSite Feasibility)를 사용하면 싱가포르의 암 환자 집단과 가장 관련 있는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시작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이뮤나이(Immunai)와 다년간 협업하기로 했다. 우선 AI 기반 엔진 IDE를 활용해 용량 선택, 작용 메커니즘 설명, 반응자 대 비반응자 분석, 마이오마커 식별 등 임상적 의사 결정에 중점을 둔다. 초기 단계 협업이 끝나면 협업 기간을 연장하고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이 외에도 비소세포폐암(NSCLC) 대상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국내 의료 AI 기업인 루닛(Lunit)과 손잡았다. 루닛 스코프 지노타입 프리딕터(Lunit SCOPE Genotype Predictor)를 활용해 H&E 염색 조직 샘플에서 직접 비소세포폐암 유발 변이를 예측할 수 있는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AI 스크리닝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독일 머크, AI 기반 임상 안전 예측으로 동물실험 의존도 줄여
독일 머크(Merck KGaA)는 2022년 임상 안전 예측을 위해 큐리스AI(Quris-AI)와 협력하기로 했다. 큐리스의 BioAI 플랫폼은 소형화된 생체조직칩과 나노 센싱, 머신러닝을 통합해 어떤 약물 후보가 인간에게 안전하게 작용할지 예측해준다.
두 기업은 기존 인비트로(in vitro) 및 인비보(in vivo)와 비교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가 성공하며 2023년 협력을 연장했다. 이어 올해 초 머크는 약물 개발 파이프라인의 일부로 BioAI 플랫폼을 채택했다. 향후 선별된 전임상 저분자 후보물질은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 해당 플랫폼을 통해 테스트된다. 기존 방법에 비해 약물유발간손상(DILI)을 더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어 동물실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머크는 AI 기반 약물 발굴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여러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다. 7월 암과 면역 질환 치료를 위한 다중특이항체를 설계하기 위해 바이오로직 디자인(Biolojic Design)과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새로운 치료 표적에 대한 항체약물접합체(ADC)도 포함된다.
9월에는 영국 AI 기업 두 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베네볼런트AI와 엑스사이언시아다. 각 파트너십을 시작하기 위해 3개 타깃이 선정됐고 향후 추가 타깃을 선정할 수 있다. 파트너십을 통해 머크가 추가 전임상 및 임상 개발을 위해 선택할 저분자 후보물질을 발전시키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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